2021년이 딱 2주 남았다.
올해는 처음 겪어보는 감정이 많았다. 감정의 폭풍이 속을 죄다 뒤집어놓고 가버린 해였다.
내가 스스로 발을 떼지 않으면 새로울 것 없는 생활 속에서 감정 하나로 다이나믹하게도 살았다.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이 나를 깎아먹기도 하고 구름 위로 던져버리기도 했다.
좋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나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지금은 있다.
문득 내년에 하고 싶은 일들이 한두 개씩 떠올라서 글을 쓴다.
1. 책 내기
내가 쫌쫌따리로 써둔 글들을 모아서 소장용 종이책을 뽑아 볼 생각이다.
몇 년째 편집을 하다말다 하다말다 하는 중이라 그새 글들이 늙어가서 계속 첨삭하게 된다.
이러다 글이 하나도 남지 않을 것 같다. 내년엔 무조건 뽑아보자.
객관적으로 훌륭하다 싶은 글들은 아니지만 내 글은 너무 내 취향이기 때문에 나를 위한 나의 선물이다. 나만 볼 거다.
2. 토익스피킹 레벨 7 이상 따기
영어 공부 겸 해서 토익스피킹에 도전한다.
오픽을 할까 토스를 할까 고민했는데 오픽은 2년 전에 한 번 해봤으니 이번엔 토스를 골랐다.
이건 내년 상반기 안으로 끝낼 생각이다. 점수 잘 나오면 이것도 포스팅 할 생각이다.
3. 책 10권 이상 읽기
올해는 재미있는 책을 많이 읽었다. 체력 없고 시간 없을 때 딱 하기 좋은 취미인 것 같다. 내년에도 책 많이 읽고 싶다.
다독하는 사람들이 보면 1년에 책 10권이라는 계획이 우스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대략 한달에 한 권 정도면 나는 만족한다.
내년에도 재미있는 책 많이 읽어야지. 겨울서점님 책 추천 잘 부탁드립니다.
4.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찾기
가장 막연한 계획이지만 가장 달성하길 원하는 계획이다.
내가 까다로워지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다. 이를 위해 여러 분야들을 살펴 볼 생각이다.
더 있긴 한데 가장 하고 싶은 4개만 일단 적어본다.
신년이라고 계획을 세우는 유형의 사람은 전혀 아니었는데, 앞서 말했다시피 매일이 복사&붙여넣기 같은 삶을 살다보니 자꾸만 작은 이벤트에 집착하게 된다.
예를 들면 최근에는 성탄절이라던지.. 요즘 트리를 보고 싶어서 난리가 났다. 모든 행동의 이유를 성탄절로 들면서 하고 있다.
참고로 교회는 어렸을 때 친구따라 초코파이 받으러 간 적이 마지막이다.
어린 나의 눈에는 어른들의 삶이 다 비슷하고 단조롭고 재미없어 보여서 나는 절대 저런 어른으로 크지 말아야지 다짐했는데 정확히 그런 어른이 되었다.
성탄절이 뭐라고, 생일이 뭐라고,.. 늘 기념일에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지 않았던 어린이였던터라 각종 기념일들을 중요하게 여기는 어른들이 굉장히 유치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랬는데.
그게 나네.
어린 나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한다.
그러게 매년 신년 계획을 크고 높게 세우고 차근차근 이루어 나가는 어린이였어야지.. 넌 늘 계획이 없었지.
계획은 고사하고 꿈도 없는 어린이였으니까. 우리 서로 이해하자.
어찌되었든 위의 계획 4개만 다 이뤄도 보람찬 2022년이 될 거 같다.
신년 계획은 처음 세워보는 거라 이루면 기분이 어떨지 궁금하다.
내년 이맘때쯤 이 글이 창피하지 않기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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